당첨되어서 여친에게 주었더니 저렇게 줘서 그냥 복붙합니다. 

- 생각보다 잘 써서 전 기분이 좋습니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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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자기야 당첨됐어!”

안 될 걸 알지만 아파트 청약을 넣었던 남친이 다짜고짜 말했다. 혹시 청약에 당첨된 걸까, 애써 두근거리는 마음을 숨기고 뭐가? 라고 물으니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. 마사지기! 라고. 그렇게 그의 손을 거쳐 나한테 온 마사지기 후기이다.

남친에게 마사지기를 받고는 ‘가장 좋은 배움은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’이라는 인생철학에 따라 설명서 따윈 읽지 않고 바로 버튼 조작해가며 사용했다. 패드는 작은 거 큰 거 두 개 왔는데 사실 큰 차이는 없어 보였다. 

마침 필라테스를 하고 와서 허리 근육이 매우 당기길래 왼쪽 허리 근육에 부착했는데 아무 느낌이 나지 않아 허리로 손을 뻗어 대충 버튼 몇 개를 눌러봤다. (허리에 붙이니까 조작 버튼을 못 보는 게 좀 답답했음) 버튼을 눌렀는데도 별 느낌이 없길래 꺼졌나 싶어 확인하려 허리에서 패드(?)를 뗐는데, 손가락을 타고 전기가 확 올라왔다. 종교도 없는데 하나님 보는 줄 알고 개놀람. 그래서 그때부터 설명서를 읽었다.

허리에 붙이고 조작하려니 버튼이 안 보여 제대로 조작을 못 하는 것 같아 붙이기 전에 마사지기 켜고 또 하나님 뵈러 가지 않게 최대한 조심히 붙였다. 설명서에 12분이었나? 아무튼 걍 붙여놓으면 12분 후 알아서 꺼진다길래 마사지 받는 동안 유튜브 보면서 좀 쉬고 공부해야지 생각했다. 12분이 아닌 것 같았다. 체감 시간 5분이었음. 영상 하나 봤는데 약 10분이 지났을 리 없어서 설명서가 잘못됐나보다 생각하고 마사지 한 번 더 했다. 그 와중에 동일부위 연속으로 하지 말라고 해서 위치 바꿔줬다. (물론 그렇게 두 번 하고 나서 공부는 하지 않았다.) 

아, 마사지 느낌을 말 안 했구나.

한의원 짱 좋아하는데 한의원 가면 침 놔주고 거기다가 전기 통하는? 무슨 기계를 연결해주는데 딱 그 느낌이다. 한의원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익숙한 자극이다.

필라테스 하고 와서 종종 쓴다. 자근자근 근육 찌르는(?) 느낌이 재밌다. 근데 나는 자꾸 등, 허리, 목덜미(?) 이런 데 쓰고 싶은데 그럼 버튼이 눈에 안 보여서 매번 조작할 때마다 버벅거린다. 그러니까 혼자 쓰긴 좀 힘든 것 같고 다른 누군가가 붙여주고 켜주면 좋을 것 같다.(기억력이 좋아 눈에 보이지 않는 버튼도 잘 조작하는 사람이라면 상관없을 듯) 내가 딱 원하는 부위에 못 붙이는데 그건 마사지기 잘못이라기보단 내가 유연하지 못한 탓인 거 같다. 

아무튼 잘 쓰고 있다. 붙여놓고 책 읽거나 유튜브로 사랑과 전쟁 보면 하루의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힐링 타임을 경험할 수 있다. 한의원 느낌 싫어하면 안 좋아할 수도 있지만 난 아님. 잘 쓰고 있습니다.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모르겠으니까 그냥 이렇게 끝낸다. 남친이 마무리할 거라고 믿는다. 그럼 안녕.